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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TV 속 영웅' 라시찬을 추억하며.. 37세의 젊은 나이에 지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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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jun1989 2021. 3. 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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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어렸을 적 보았던 드라마가 생각난다.

 

우리의 영원한 우상이던 소대장 나시찬 아저씨가 나오던 전쟁드라마 "전우"

 

적진으로 숨어 들어갈 때 소대장의 손놀림과 몸짓, 멀리서 망원경으로 적진을 살피는 모습,

몰래 가까이 다가가 단검으로 인민군을 처치하는 모습......, 많은 장면들이 기억나지만

 

그 중 항상 나왔던 격한 전투 후의 소대장이 위생병과 생존병 찾는 모습.

 

"김일병!? 위생병!?" 하고 소리치는 모습은 기억에 생생하다.

 

북한군은 총 한방만 맞아도 그냥 꼬꾸라지는데 우리나라 군인은 따발총을 여러발 맞아도 죽지 않는 불사조였다.

 

드라마가 끝날 때면 주제가가 두두두두 작은북소리와 함께 '우리는~ 가안다~ 하늘도오 부른다~' 나오며 산등성이 능선을 따라 걸어가는 라시찬 소대의 늠름한 모습이 실루엣으로 지나간다. 크~ 다시 보고 싶다. 라시찬의 크고 서글서글한 눈빛은 잊을 수가 없다.

 

소대장이 죽었대! 나시찬이 죽었나 봐! 어느 날부턴가 전우에 라시찬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라시찬이 죽었다고 했다. 드라마 촬영 시기에 37세의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죽었다는 건 어른이 되어서 알게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진짜 전쟁을 하다가 전사를 했거나 드라마 찍다가 다쳐서 죽은 거라고 생각했다.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를 몰랐던 나이였기 때문에 라시찬의 부재는 상당히 큰 충격이었고 슬픔이었다. 나중에 등장한 지대장(나는 이렇게 불렀다) 강민호를 보면서 위로를 삼았지만 나시찬의 죽음은 끝까지 안타까웠다. 다시 살아나길 간절히 바랐다.

2010년에 방영한 (벌써 그렇게 시간이 지났나~) 드라마 전우도 재밌게 봤어요. 최수종의 열연으로 드라마는 인기를 끌었죠. 하지만 원작의 아우라가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자꾸 원작이 더 그리워질 뿐... 왜 그럴까요~

 

어린 나이에 봤기에 엄청나게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불안한 당시 상황? 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남과 북이 이념적으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던 70년대 학교에서는 반공 이념을 고취시키는 교육에 열을 올렸다.

 

반공에 관련된 표어 짓기, 포스터 그리기, 웅변대회를 포함해 교과서에도 반공으로 무장된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반공 의식은 투철했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했던 시절일 때의나시찬이라는 이름은 뇌리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전쟁이 끝난 지 20년 넘게 지난 시기였지만 간첩 얘기, 무장공비 얘기가 끊이지 않았고, 야간 등화 관재 훈련(밤에 불 끄는), 야간 통행금지제도도 있었죠. 오죽하면 어른들이 '할 일 없으면 간첩이나 잡으러 가! '라고 말하는 걸 자주 듣기도 했어요. 신고하면 포상금이 무장간첩은 얼마, 간첩선은 얼마, 꽤나 금액이 컸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진지하게 고민했었던... 뒷산에 오가는 사람이 간첩일지도 모른다며 숨어서 미행도 해보고, 동네에 낯선 이가 나타나면, 어른들한테 간첩 아니냐고 이르기도 하고 말이죠.

 

어린 시절 티비에서 보던 라시찬은 영웅 그 자체였어요, 부릅뜬 눈도 그렇지만 강인하게 생긴 턱과 굵직한 목소리, 소대원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위험 앞에서 굴하지 않는 강한 리더십과 정신력은 TV 앞에 모인 우리들도 위험에서 다 지켜줄 것 같은 슈퍼 히어로 같은 존재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군인은 멋있잖아요~ 어릴 땐 더하죠,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부하들을 끌어안고 적진으로 돌진하는 용맹한 소대장의 모습이 얼마나 멋있었겠어요~

 

사변을 겪은 세대들이 대부분 살아계시는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 그때는 북한을 공산당, 괴뢰군, 북괴 등으로 불렀죠, 언제 다시 쳐들어 올지 모르는 위험한 존재이자 민족을 학살하고 평화롭게 살고 있는 형제들을 죽인 적이었으니 드라마 전우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과 희망을 줬을까요~

그때 우리 집에 TV가 없었던 거 같은데, 없었다면 옆집이나 이웃집에서 봤을 겁니다. 큰 테레비(그 당시에 TV를 이렇게 부름)가 있는 집에서 동네 친구들과 어른들 틈에서 보곤 했죠. 럭키 금성(Lucky gold star 지금의 LG)테레비나 삼성테레비는 자바라식 문이 달려있는데 그 문을 양쪽으로 밀어 열고 전원도 돌려서 키면 '드왕~' 하는 소리와 함께 ' 화면 조정' 시간이죠 ^^ 동그란 원 모양에 알록달록 칼라들이 분할 화면으로 보이다가 켜진 집니다.

 

ㅎㅎ 글을 쓰다 보니 이것저것 자꾸 기억이 되살아나네 ㅋㅋ, 그리고 채널을 드드득 돌리면(당시 말로 로타리식 테레비) 지지직하고 방송이 나오죠. 그리고 잠시 뒤 방송이 나옵니다. 대한 늬우스부터 ㅋㅋ 애국가부터 나왔나? 기억이 가물가물~

드라마 전우를 추억하며 기억나는 데로 적어봤습니다. 공교롭게 6월이네요 그리고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었네요, 아버지 살아계실 때 약주 드시면 늘 통일 통일하셨는데, 우리 세대라도 남북통일이 돼야 될 텐데요~ 간절히 바래 봅니다. 통일이여 어서 오라고~

 

구름이 간다. 하늘도 흐른다.

 

피 끓는 용사들도 전선을 간다.

 

 

빗발치는 포타도 연기처럼 헤치며

 

강 건너 들을 질러 앞으로 간다.

 

무너진 고지 위에 태극기를 꽂으면

 

마음에는 언제나 고향이 간다.

 

구름이 간다. 하늘도 흐른다.

 

피 끓는 용사들도 전선을 간다.

 

무너진 고지 위에 태극기를 꽂으면

 

마음에는 언제나 고향이 간다.

 

구름이 간다. 하늘도 흐른다.

 

피 끓는 용사들도 전선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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