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수나가 갑자기 쓰러진 뒤 의식을 되찾지 못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당시에 방송된 KBS '연예가중계'에서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채 나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수나의 소식을 전했답니다. 이수나는 평소 고혈압으로 인해 다양한 약을 복용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방송에서는 평소 움직이기 싫어하고 짠 음식을 좋아하며 매일 밤 야식과 과도한 음주를 즐기는 생활습관이 이수나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우의 꿈을 키우온 이수나는 1964년 배우로 데뷔하여 <전원일기>에 출연하여 배우 이수나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 출신인 이수나는 연예계에 손 꼽히는 엘리트로, 한 아침 프로그램에서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연예계 데뷔한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탤런트 이수나의 경우 남편의 불륜에도 그냥 같이 사는 것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보니, 그녀의 선택에 이해가 가네요.
학창 시절 우등생이었던 이수나는 부모님의 권유로 고대 법학과로 진학하게 됩니다. 보수적인 아버지는 이수나가 판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원했는데, 대학 시절 처음 접한 연극은 이수나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꾸어 놓습니다.
원래 성우로 활동하던 이수나는 MBC의 드라마 '대원군'의 기생 역에 캐스팅되면서 방송 데뷔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다가 혼기를 놓치게 되고, 그때 선배 연기자 오지명의 소개로 현재의 남편 박보(이름)를 만나게 됩니다.
박보의 나이는 이수나보다 4살 연상이고, 고대 선배였습니다.
이수나: "(남편이) 남자답고 포부도 큰 데다 리처드 기어를 닮아서 한눈에 반했죠. 친정식구들에게도 잘했어요."
결국 둘은 1975년 3월 29일 결혼식을 올리고, 1남 1녀를 낳고 살게 됩니다(이수나 박보 자녀, 자식, 딸 이름은 박준희, 이수나 가족 관계).
그렇게 살다가 2001년 경 둘은 부부싸움을 크게 하게 됩니다.
이수나: " 남편이 다른 사람에게 무턱대고 베풀기를 좋아해 그것 때문에 제가 잔소리를 좀 심하게 했거든요. 평소 속정이 깊지만 화가 나면 욱하는 성격인 남편은 말다툼이 시작되면 참지 못하고 집을 나가곤 했어요."
이때 집을 나간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4개월 후에 암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암 말기). 결국 딸과 함께 남편에게 달려간 이수나는 남편 옆에서 간병하고 있는 내연녀를 보게 됩니다.
이수나: "간병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남편의 여자라는 걸 알아챘죠. 무작정 그 여자를 찾아 병원 구석구석을 뒤졌는데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만날 수 없더라고요. 병원을 다녀온 이후부터 제 삶은 악몽 그 자체였어요. 나에게 닥친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죠."
이수나: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억울해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수면제를 먹고 억지로 잠자리에 들었어요. 가슴이 답답하고 음식물이 얹혀 있는 것처럼 명치끝이 꽉 막혔는데 죽을 것만 같더라고요."
이수나: "그 후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다. 우울증이 대인기피증과 무력증으로 번졌다.
아침에 눈 뜨기도 싫고 숨쉬기도 싫어서 극단적인 생각(자살)도 했다. 그래서 술로 살았다. 1년간 밥 대신 술만 먹었다."
이수나의 상실감이 아주 컸던 모양입니다. 한평생 같이 살아왔던 남편의 배신이었으니까요.
결국 이수나는 남편을 향해 이혼소송을 진행합니다.
이수나: "남편에게 알리지도 않고 이혼소송을 제기했죠. 인연이 끊어지지 않으려고 그랬는지 ‘소장’이 남편에게 전달되지 않은 채 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왔더라고요. 법률사무소에서 남편이 병원에 있는 걸 모르고 오피스텔로 소장을 보냈었나 봐요. 솔직히 저 역시 정말로 이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이혼소송을 제기한 줄 알면 남편이 겁을 먹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거죠."
아마 당시에 이수나가 경황이 없었던 점과 더불어 마음 밑바닥에는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었기에, 법률사무소에 남편의 위치를 알리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암에 걸려서 생사가 오락가락하던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 역시 있었구요.
결국 이 때문에 이수나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됩니다.
이수나: "혼자 힘으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어서 술로 세월을 달래고 살았는데 아는 사람이 ‘계룡산에 있는 수련원에 가서 수양을 쌓으면 좀 나을 것’이라고 조언을 하더라고요. 그곳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어요. 가장 먼저 남편에 대한 집착을 끊고 용서하는 방법을 일깨워주더라고요."
이수나: "그동안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잘못했던 행동을 고백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남편에게만큼은 ‘잘못했다’는 마음이 안 들더라고요. 그만큼 (남편에 대한) 미움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던 거죠."
그러다가 이수나는 마침내 모든 일의 근원이 자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수나: "마음 속 깊이 남편을 사랑했지만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곧잘 해댔는데, 결국은 그게 문제가 됐던 것 같다."
이수나: "미워하는 마음을 털어낸 뒤 그 길로 남편의 병실을 찾았어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안 후 5개월 만에 용서를 한 거죠. 수술은 잘 됐지만 항암치료를 8번이나 받아서 대머리가 된 남편의 모습을 보니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그런데 그 여자가 제 눈에 안 보이데요. 남편 곁을 떠난 것 같았어요. 왜 헤어졌는지 묻지 않았어요. ‘혼자 살던 40대 후반의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났는데 그 남자가 중병에 걸렸다’ 그러면 어떤 여자가 그 남자 곁을 오래도록 지키겠어요."
결국 이수나가 남편의 간병을 도맡아 완치를 시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기 쉽고, 이수나 역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게 되면, 전혀 몰랐던 세상이 열리게 되는 법이죠.
그리고 배우자의 배신에 대하여 자기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법을 터득합니다.
이수나: "외부와 담 쌓고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니 우울증이 심해지더라고요. 종교가 없다면 운동에 몰두하는 게 나아요. 저는 아픔을 겪은 후부터 북한산에 자주 가는데 마음 다스리는 데는 등산이 최고인 것 같아요. 홧김에 친구들하고 카바레에 가서 춤추다 딴 남자 만나 맞바람 피우는 여자들도 있는데 그건 해결책이 아니에요. 자기 자신만 초라해질 뿐이죠."
이 두 가지 모습은 정말 이율배반적입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게 될 경우에, 마음이 훨씬 더 괴로워지게 됩니다. 차라리 남편을 욕하는 것이 덜 괴롭습니다.
이수나가 제대로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이것은 자기 내면의 깨달음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이수나도 처음에는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미움만이 마음속에 가득했습니다(대부분의 인간은 이럴 때 심리적으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죠). 그리고 그 행동이 술과 자살 생각으로 연결이 됩니다.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생각이 끝내는 파멸을 부르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수나가 스스로 자존감을 되찾기 위하여 술과 수면제를 멀리하고 자신의 잘못을 직시합니다. 비록 처음에는 자기 잘못에 더 괴로워하지만, 나중에는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스스로 자존감이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선순환이 되죠.
그리고 마침내 두 가지 모습이 하나로 귀결됩니다.
배우자의 불륜에 대한 이수나의 태도를 보면서,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을 거 같네요.
2016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아직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많은 애를 태우고 있다고 합니다. 빠른 쾌유와 함께 방송에서 얼른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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