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림은 자신의 최대장점을 이용해 결국은 나.락으로 떨어졌죠. 그녀가 인기 없는 이유!
한 때 대한민국 최고 여성 MC였던 박경림의 입장에서 보자면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왜 그녀는 이렇게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일까. 혹, 지금 그녀는 MC로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 박경림은 폭발적 인기를 구가했던 여성 MC였다. 아니, 여성 MC가 아니라 대한민국 MC 중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박경림에 대한 대중의 사랑은 놀라울 만큼 강렬했다. 1998년 이본의 [볼륨을 높여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특유의 털털함과 사람좋은 웃음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그녀는 버라이어티쇼, 시트콤 가릴 것 없이 전방위 활약을 펼치며 넘치는 재능을 과시한 인재였다.
박경림이 출연한 프로그램의 면면도 화려했다. 박경림의 프로그램이 곧 대한민국 예능의 상징이라 할만큼 시청률도 높았다. MBC 예능의 간판이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비롯해 유재석과 찰떡 호흡을 보여줬던 [동거동락], 꽃님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애정만세], 공익 버라이어티의 완성체 [느낌표], 박경림 최대 히트작인 [뉴 논스톱]까지 박경림이 떴다하면 프로그램은 예외 없이 성공했고, 시청률은 놀라울만큼 치솟았다. 당시 그녀가 방송가에서 알아주는 '흥행보증수표'로 통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박경림이 누린 폭발적 인기는 곧 연말 시상식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그녀는 2001년, 영예의 MBC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나이 고작 24살, 데뷔 3년여만에 이뤄낸 쾌거 중 쾌거였다. 1994년 [도루묵 여사]로 이경실이 연예대상을 수상한 이래 7년여만의 여성 대상 수상자의 탄생이었으니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었다. 박경림 수상 이 후, 방송 3사 연예대상에서 단 한번도 여성 수상자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만 봐도 박경림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녀는 어떻게 이런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일까? 이쁘지도 않고, 목소리도 방송용이 아닌데다가, 세련된 언어를 구사하지도 못하는 그녀를 대중은 무엇때문에 그토록 애지중지 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박경림 특유의 '서민적 친근함'에 있었다. 박경림은 언제 어디서나 털털하고 소박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연예인이었다. 당대 가장 화려한 스타이자, 가장 주목받는 방송인이었지만 그녀에게선 다른 연예인들에게 흔히 보이는 '스타의식'이 보이지 않았다. 생활력 강하고 소탈한 박경림의 이미지는 대중에게 가장 '친근한 것'으로 받아 들여졌고, 그녀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이 이미지를 십분 활용했다.
[동거동락]의 복태, [뉴 논스톱]의 경림이 등의 캐릭터는 연예인이지만 연예인답지 않고, 여성이지만 여성스럽지 않은 박경림의 기본 이미지와 그 맥락을 함께 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박경림이 연예인 그 이상으로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데에는 그녀가 놀라울 정도로 영리하게 대중이 기대했던 '서민성'을 온 몸으로 구현해 냈기 때문이다.
마치 최진실이 데뷔 초 "집이 가난해서 수제비만 끓여먹었다"는 말로 뭇 사람들의 사랑과 동정을 한 몸에 받은 것처럼 그녀 역시 어려웠던 가정 형편과 그로 인해 꿋꿋하게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적절히 혼합시켜 대중이 기대하는 가장 절묘한 '여성 MC'의 이상적 이미지를 끄집어 냈던 것이다. 서민다움, 수수함, 소탈함, 근면함, 털털함, 친근함, 유쾌함 등이 당시 박경림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이었고 이는 곧 박경림 인기의 원천이자 근간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박경림의 방송인생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2002년 갑작스러운 미국 유학길을 선택한 이후부터다. 당대 어떤 MC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었던 그녀가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나 유학을 간다는 사실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고, 상당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박경림은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오겠다"며 2년여의 미국 생활에 돌입한다.
물론 유학의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유학을 통해 그녀가 잃어버린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2004년 귀국해 본격적으로 방송 컴백을 한 그녀는 이미 예전의 박경림이 아니었다. 예전의 박경림은 소탈하고 수수하며 귀여운 맛이 있었던 방송인이었다. 하지만 유학 후 박경림은 지나치게 세련되어져 있었고, 그녀 말대로 대중의 기대와 달리 많이 '예뻐져' 있었다.
박경림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때부터다. 그녀의 인기는 순전히 친근함과 특유의 서민적 매력에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유학 이 후 박경림의 모습에선 과거 [뉴 논스톱]이나 [동거동락]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고유한 서민적 이미지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그러기엔 그녀가 너무 화려해졌고, 너무 세련되어져 있었다. 동네 어디서든 쉽게 만나서 웃으며 놀것 같았던 '경림이'를 잃어버린 순간, 대중이 느낀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렸다.
서민성을 잃어버린 박경림은 여러 여자 연예인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스타로 전락해 버렸다. 박경림만의 차별성이 일거에 몰살되면서 대중 소구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박경림은 변함없이 유쾌하고 즐거워 보였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점점 더 싸늘해졌다. 여성스럽고, 세련되고, 귀족적 스타일로 점점 변모해가는 박경림은 더 이상 티셔츠 한 장에 청바지 하나 입고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사람들과 부딪히던 그 박경림이 아니었다. 이건 예전 박경림의 소탈함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큰 배신감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여자니까 예뻐지고 싶은 마음도 이해가 간다. 박경림이라고 끝까지 '억척스럽고 소탈한' 모습만 간직하고 있으란 법도 없다. 그런데 이럴거면 예능감만큼은 펄떡펄떡 숨쉬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박경림은 그렇지 못했다. 유학 후, 그녀는 급변한 방송 트렌드를 제대로 좇아가지 못하며 정체되어 있었다. 패션 같은 외양적 스타일은 세련되어 졌는데 방송에 임하는 스타일은 과거와 별반 다를 것 없이 낡고 올드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매번 새로운 것을 제시해야 하는 방송인으로서 직무유기다.
또한 박경림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1년과 달리 그녀가 컴백한 2005년은 이미 '유-강의 시대'로 예능 판도가 바뀌고 있는 상태였다. 유강이 점령하다시피 한 예능 환경에서 박경림의 행보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들의 재능을 뛰어넘기엔 그녀가 너무 많이 쉬어 버렸다. 그녀는 고유한 이미지 상실 뿐 아니라 급격히 변한 방송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노출시킴으로써 실망감을 더욱 배가시켰다. 한 마디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진 것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그녀가 완전히 '비호감'으로 전락한 데에는 도가 지나친 인맥 자랑도 큰 몫을 차지했다. 물론 사람이 '힘' 인 것은 맞다. 인맥'이 '권력' 인 것 역시 맞다. 그만큼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간관계 관리는 필수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과유불급" 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과 인맥 사랑이 과하다 못해 사람 자랑, 인맥 자랑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힘 자랑, 권력 자랑, 돈 자랑처럼 보인다면 그건 곤란하다.
그 단계까지 나아가면 '사람과 인맥' 은 '돈과 권력' 의 구린내를 풍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박경림의 인맥 자랑이 바로 그러했다. 그녀는 인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는 둥의 책까지 출판하며 자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사람 가지고 책 같은 거 내거나 하는 재미없는 짓은 안할 것" 이라던 그녀가 말을 바꿔 인맥 관리 책을 냈다는 건 대단히 실망스런 행동이었다. 아무리 궁하다 해도 이건 아니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녀의 입에서 그 '대단한 인맥' 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나올수록, 인맥에 관한 책을 써 놓고 주절주절 이야기 할수록, 스캔들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억지 웃음을 유발하면 유발할수록 사람들은 그녀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인맥에서 돈 냄새, 상업주의 냄새, 권력 냄새를 느끼게 됐다. 그녀가 그토록 아끼던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향기보다는 방송의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구린내를 풍기게 됐다는 점은 두고두고 참 슬프고 아쉬운 일이다.
지금 그녀는 방송인으로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지는 혼탁해지고, 예능감을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대중 소구력 역시 현저하게 추락해있다. 2005년 복귀 이 후, 여러 프로그램을 전전했지만 단 한 번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그녀는 최근 메인 MC의 자리까지 위협받으며 그저 그런 연예인으로 추락할 위기에까지 처해있다. 박경림이 지금 방송에서 하는 거라곤 상황에 맞지 않게 튀고 싶어 오두방정을 떨거나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울어제끼는 일, 그것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반성하지 않고 있다. 변화하려 노력하지 않고 있다. [무릎팍 도사]에서 박경림은 자신의 부진을 "나 같이 평범하고 못생긴 아이가 잘생긴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한 것이 시청자들에게 배신감으로 다가왔기 때문" 이라고 진단했다. (*"박경림처럼 결혼하기" 결혼정보 확인하기(클릭!)*)
아니, 아니다. 이건 너무 심한 착각이다. 그녀가 좋은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결혼한 것은 축복받을 일이지 시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녀가 부진한 이유는 특유의 서민성을 통째로 잃어버렸기 때문에, 현재의 예능 트렌드와 맞지 않는 진부하고 올드한 예능 스타일 때문에, 변화하려 하지 않고 제자리걸음 만을 반복하는 게으른 방송태도 때문이다.
박경림은 [밤이면 밤마다]에 나와 "중요한 것은 인기가 아니라 내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지금 방송인 박경림이 제시하고 있는 '비전'은 허무하고 공허하며 비루하고 하잘 것 없다. 어쩌다 우리 모두가 사랑했던 '박경림'이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됐는지 가슴이 아프다.
박경림은 그 누구보다 방송을 사랑하는 MC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오프라 윈프리처럼 유명한 토크쇼를 진행해 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기 위해선 그녀가 먼저 변해야 한다. 예전의 그 친근하고 소박한 모습으로 대중을 보다듬고 품어가는 넓은 품새를 보여줘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왜 자신이 이렇게 대중에게 외면받고 있는지, 왜 자신이 매력없는 연예인으로 전락하고 있는지 그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다.